본문 바로가기

책과 나의 가치

Book review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저는 꽤 자주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언제부터 인간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고, 타이머를 맞추고 잠을 자고,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았을까?' 제 지식으로는 인간이 이러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우리는 하루하루 너무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게 신기하면서도 조금 이질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답을 찾는 것보다 '그렇다면 그 전의 인간은 어떻게 살았을까?'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고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에 대해 조금 더 근본적으로 다가가 보려 읽기 시작한 이 책은 굉장히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과거의 인간부터 현재의 인간까지 그 방대한 역사를 잘 정리해줍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에 제 머릿속에서는 조각나 있던 지도가 하나로 맞춰진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과거에 정말로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았을까에 대해 그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인간도 그때의 인간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꽤 근거 있는 주장을 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판타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책에 대해서 조금 얘기를 해보자면 인간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 중 가장 강력했던 것은 '허구'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것이 굉장히 재미있는 주제인데 우리는 다른 동물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지만 언어를 발명하고 난 후부터는 인간의 발전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언어는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을까요?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의 언어는 소문을 이야기하고 수다를 떨면서 발전했다고 말합니다. 즉, 사회 활동을 하는 동물이였던 것이지요.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발전할 수 있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인간은 상상을 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얘기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크게 와 닿았는데 다른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상상을 통해 가설을 만들고, 그 가설을 실체화하여 많은 것을 창조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이 주제에서 특히 더 공감이 되었던 이유는, 사실 사회 활동은 다른 동물 무리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코끼리 무리에서 의도적으로 다른 코끼리를 왕따를 시키거나 먹이를 쟁취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원숭이 등 생존을 위해서 굳이 훌륭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동물이던 인간이던 사회 활동을 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방대한 내용의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인간의 발자취를 알아 볼 뿐만 아니라 어떤 종족이 어디로 언제쯤 이동했을까에 대한 근거도 꽤 구체적으로 다뤄서 굉장히 재미있게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되게 오래 읽은 것 같은데 다 읽고 난 뒤에는 정말 오랫동안 여행을 한 기분도 들었고 오랜만에 두꺼운 책을 끝까지 읽어서 뿌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